1969년

으. 이틀만에 쓴다. 밖에는 비가 오네. 이틀 모두 특별한 일없이 그냥 지나갔다. 어제밤에는 식구들 함께 RIVERWALK에 가서 멕
시코 음식 먹었다. 오늘 수영장에서 이런 생각을. 무엇이든 잘하면 얼마나 멋질까. 자랑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드러나면 얼마나
멋진가. 물론 그 밑에는 지루한 반복과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 정도도 감수하지 않고 무엇을 바라는가? 배우자! 무엇이든 자신있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수영 잘못하는 내가 앉아있는 수영장안에서...(자전거, 악기, 수영, 운동 등등) 영어도...
왜지 모르는 실망감, 그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아침을 라면으로 때우고 아. 절망... 컵라면에 물을 넣고 기다린다.
하루종일 집에서 놀았다. 아빠가 설명하셨던 '오디오'라는 개념을 알았다. 그냥 판만 틀으면 오디오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좋은
기계에서 'Will you be there'를 들으니, 와 죽인다. 역시 좋은 오디오, 스피커. 그런데 심심하다.

으. 아침에 침대에서 떨어졌는데 옆에 있는 것(스탠드, CD카세트, 꽃병 등등)이랑 같이 떨어졌다. 죽는 줄 알았네.
여기 사는 아이들 셋은 어찌보면 30달러를 아무렇게나 쓸 수 있는(혼자 결정해서 그냥) 용감하고 풍족한 아이들이다. 가지고 싶
은 걸 모두 갖은 것 같은 아이들이다. 그리고 ZOO에 떨어뜨리면 알아서 하는 자립성, 독립성 강한 아이들이다. 하지만 너무나
큰 결점을 가지고 있다.부모의 바쁨으로 어쩔 수 없이 생겨난 것이겠지. 그냥 알아서 크는 아이들. 솔직히 여기는 거지같다.
할머니가 오셨으면 잠 못주무실 정도로 어질러져 있다. 1주일에 한번 청소아줌마가 온다지만 너무 어지럽다. 나이 탓도 있겠지
만 애들은 치울 생각을 안하고... 어쨎든 고집, 심통... 어휴... 수영장 안 간다고 개기는데, 오늘 하루도 그냥 저냥 지나갔다.

어제 저녁에 삼촌과 H.B.E에 가려다 내가 옆에 있는 레코드점에 가고 싶다 말하니 30분동안 골라보라고, 저녁드시러 집에(상당
히 가까움) 다녀오셨다. 일단 크고 많았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POP이 상당히 정제된 것들이라는 것. 확실한 검색방법이 있어
야 한다는 것. 헤미메탈 레코드들의 잔인한 표정. 그리고 다양한...힘들게(너무 많아) 머라이어 케리 LIVE, 마이클 볼튼을 일단
고르고 표지가 괴상해 혼날 것같아 본조비는 포기하고, 20분을 엘비스에 투자했다. 여러 가지 중에 골든이라고 써있는 앨범을
효승이 선물로 골랐다. 그리고 24시간 하는 큰 슈퍼(거의 한국의 백화점)에 갔다. 여러 가지 구경하고 테잎 하나 샀다.

또 침대에서 떨어질 뻔 하자 기가 막히게 손으로 탁 집어서 다시 올라왔다. 반사신경이 놀랍고 신기했다. 그새 익숙해졌군...
10시에 삼촌이랑 멕도날에 가서 아침 해결하고 집에서 비디오로 '작별'보다가 뒷뜰에 다람쥐랑 고양이 돌아다니는 것 보고...
2시에 치킨 먹고 롤러 스케이트장 갔는데 시간이 안맞아 가게에 가서 일을 돕고 7시에 롤러장 갔다. 와! 완전 나이트 클럽이다.
못 타는게 한이다. 죽을둥 살둥 엉금거리다 애들 림보하고 뒤로 타는 거 보며, 이놈들은 언제 배워서 이렇게 잘 탈까,
넘어지는 걸 두려워 말자. 넘어진 만큼 나아 갈 수 있다. 세상은 공정하니까... 가자. 자신있다. 오늘 넘어지고 내일 달릴 수 있겠지. 짜식들 가르쳐 주지도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