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항공에 전화했다. 출발취소한 딱 한자리 오늘 표가 있댄다. 예약했다.
GAP 반바지. Armani-T. Polo Sport 수영복. 샌달. 혈압약. 여권과 돈을 챙겨 공항에.
조금 일찍 입국수속. 면세구역에서 한참을 논다.
비행기가 떠났다.
문득.
사방천지를 둘러봐도 다들 쌍쌍이거나 그룹으로 뭉쳐온 사람들. 혼자 온 사람은 나뿐이었음이.
저녁에 돌아와서 부딪힐 깜깜한 외로움이 무서워, 낮에 외출하면서 스탠드를 켜놓고 나왔던 날들이.
이십여년 전 첫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 누어 이게 왠 福인가 몸 비비꼬던 기억과 Overlap되는
'Coconut Olive Suntanoil'을 바르고 누어있는 이천십사년판 想像. 그 非正常의 상황.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정신이 번쩍 났다. 비행기를 세웠다.

나를 내려두고 떠난 비행기는 하와이시간 오전 9시 반에 착륙했다.
공항환전쎈타에서 1달러을 동전으로 바꾼다.
버스비. 1달러 50센트. 2달러을 내면 50센트 돌려주지 않는다.
터미널을 나서면 욕심의 문을 냅다 흔들어대는 파인애플과 코코넛, 알로에를 섞어 버무린 南國의 냄새.
단체관광객을 마중나온, 하와이 꽃목걸이를 들고 서있는 민속의상 여인네들의 펑퍼짐한 엉덩이.
다이아몬드헤드 비디오샵가는 길가에 열대과일 팔던 원주민소녀의 선분홍빛 입술.
Kuhio. 한국에서 혼자 놀러 왔다고 한참동안 길을 묻던 중년여자의 복잡함.
훅 다가와 무턱대고 얘기하자고, 스위스에서 온 유학생이라던 길에서 노는 여자. 
생수 사지 말고 세상에서 제일 우수한 수도물을 안심하고 먹으라고.
그게 비행기값 빼는거라고 일러주던 교포 2세 사진작가.
하와이대학. 그 많은 벤치가 텅텅 비었는데 내 앞으로 와서 햄버거를 먹던
정교하게 꼬불꼬불 땋아 내린 머리의 흑인소녀.

거기서 길을 묻는다. 'Where is the post off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