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12월 초. 일주일 일정의 하와이. 이틀 빼고 매일 비가 왔다.
여행자에게 비오는 하와이는 하와이가 아니다.
비가 오거나 구름짙어 선탠할 수 없는 하와이는 '금일휴업' 그런 상황이다.
그랬는데 몇 년후 그걸 잊어 버리고 다시 그 시기에 갔다.
바쁜, 그들의 겨울휴가 시작되기 전에 다녀온다고 11월 말에 갔는데
일주일 내내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왔다.
매일아침 혹시나 해서 선탠을 위해 비치매트 비치타월 챙겨 해변에 나갔다.
와이키키백사장 구석에 앉아 무정한 하늘을 미워했다. '아주 나쁜 하와이' -1990년代 어디쯤.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불렀다.
무슨 사연으로?  -맘이 꺽어지고 날아가고 있음을 나열했다. 우루르쾅쾅은 아니라도 맘에 비 내렸다. 
크리넥스휴지통이 손닿는 곳에 놓여있었다. 억울했다. '아주 나쁜 마음의 病'  -2013년 겨울 끝자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