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아흔 늙은이가 쓰는 글' 제목으로 아주 쓸쓸한 글을 쓰셨다.   
그중 하나를 긍정적으로 고쳐보았다.           
   
둘째아들이 미국으로 이민가서 얻은 손자 얘기부터 할께.
텍사스 주립 대학을 나와 좋은 회사에 입사했어.
며느리가 할아버지의 좋은 유전자를 물려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더군.
여기 큰손자는 서울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바로 로스쿨에 들어갔어.
이번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서 이름있는 로펌에서 근무해.
자랑을 너무 많이 했나? 손녀들 얘기은 다음에 할께.
그런데 나는 여기저기 다 아파. 어떤 때는 통증이 심해 그만 살고 싶은 때도 있어.
나이가 이만큼 먹었으니 아픈게 당연하지하고 생각하다가도 속상하고
참 열심히 살았는데 생각하면 억울할 때도 있어.
또. 손자들 결혼하는 거, 큰손자가 서울대 박사학위받는 거 보고 싶어.
욕심이래도 꼭 그러고 싶어.
친구야. 그립다. 그래도 한참, 한참 있다가 만나자.

오늘 밤 꿈에 와줘. 우리 옛날의 그 곳에서 둘이 술한잔하세.
술값 걱정은 말아.
손자가 월급받는다고, 매달 할머니, 할아버지 몫으로 봉투를 두개 주고 있어.
2015.05.15.


보여드리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