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선물에 신경쓰지 말고 몸이나 건강히 다녀오라던 아내가 97년. 독일 가는 길에 가방 하나를 부탁했다.
서너군데 도시에서 애써 골라 적당한 가격의 모양 이쁜 인조가죽 가방을 샀다. 좀 더 비싸고 좋은 걸 살 것을, 맘이 묵직했다.
독일 다녀온 후 바로 하와이에. 
Kalakaua Ave의 Bally Shop. 그 진열장에 '폼난다. 사고 싶다' 그런 가방이. 들어가 들추어본 가격. 920불.
1불이 1200원도 더 했던 시절. 돈값을 하는구나 푸념, 미련두고 돌아섰다. 

출국장 Duty Free Shop. 들어본 일없지만 Glanfranco Lotti 상표의 가방이 30% sale 하고 있었다. 모양도 귀티나 보였다.
Sale 가격 445불. 많이 비싼 가격이어도 발리가격을 본 후라 간이 커져있었다.
그래도 비싸. 돌아섰다가 다시가고 돌아섰다가 다시가고 서너번의 반복. 아주 큰일을 냈다. 샀다.

2003년. 미국 시동생네 가는 아내의 짐속에 그 가방이 챙겨있었다. 가족 Party에 초대 받으면 들고 가려고했나? 그 가방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문득 어느 것 하나 콕집어가 아니라 뭉뚱그려 아내에게 미안했다.